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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Pyeonchang 7일차

  • WOOK
  • May 10
  • 2 min read

출발 : Chernigovka

도착 : Runovka

주행거리 : 100.85km

주행시간 : 5:43:18

기온 : 10

지난 밤 열시 경 문을 두드리다 여는 소리가 나서 혹시 그 청년이 문이라도 열고 들어오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 밤새 잠을 설쳤다. 새벽 4시경 눈을 떴다. 어제 우수리스크에서는 도로에 가로등 불빛이 있어 어두워도 출발했지만, 오늘은 빵 두조각을 먹으며 날이 새기를 기다려 5시30분경 출발하였다. 다행이 자전거도 잘 있었고, 모든 게 다 순조롭다. 내가 러시아 대 평원을 자전거로 달리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집에만 있었더라면 어찌했을까 생각도 든다. 20km쯤 달리다 허출하여 빵 두조각을 먹고, 33km지점에서 카페에 들어가 입구의 음식 그림을 보고 음식을 시켰다. 아침은 만두와 고기스프를 시켰는데 나온 음식을 보니 양이 많아 겨우 먹을 정도였다. 써빙하는 분이 우리말을 유창하게 하며 반겨주어 감사하다.

오늘부터는 여행기를 그때그때 시간날때마다 문자로 써서 매일 주영에게 보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주인이 마시던 맥주를 주어 두 잔을 마셨고, 카드가 대부분 통용되어 어디를 가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내가 태어나서 이렇게 큰 평원을 본 적이 있던가, 그 대평원 속에 한 점이 되어 내가 혼자서 달리고 있다. 도로 주변의 거대한 참나무 숲은 여기가 대관령인가 싶다. 울창한 참나무 숲 사이로 햇살이 새어들어오는 길가에 동이나물, 민들레, 꽃다지들이 피어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들꽃들이 조용히 반겨준다.

80km가 넘자 피곤하여 참나무 그늘아래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한다. 세상에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아침을 든든히 먹지 않았더라면 중간에 먹을데가 없어 허기질 뻔 하였다. 열심히 달리는데 이○갑님이 전화를 하였다. 우스리스크 호텔에 갔더니 약봉지가 없다고 하였다. 다리밑에 자전거를 세우고 다시 찾아보자 깊숙히 숨어있는 약을 발견했다. 약을 찾아 다행이었지만 허○훈님 일행에게 많이 미안했다.

100km지점 언덕길을 힘겹게 올라 수퍼를 발견했다. 무조건 들어가 아이스크림 등을 시켜 먹으면서 눈치를 보다가 길 건너편에 보이는 아주머니에게 아무데서나 재워달라고 하였다. 단호하게 안된다고 얘기를 하여 하는 수 없이 다시 가게로 돌아가 잘 수 있는 공간을 내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가게 바깥에서 친절하게 말을 걸던 청년이 아들인지 가게주인과 의논하더니 묵을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다. 자전거를 끌고 한참을 따라갔는데, 방은 허술하고 어수선하지만 나에게는 그 어떤 특급호텔보다도 훌륭했고, 편안하였다. 방 값을 묻자 무료라고 하여 너무 감사했다. 다시 걸어가 마켓에서 시장을 보고 두시경 101km라이딩을 마무리한다.

민박집을 소개하자면, 대부분의 러시아 농촌이 폐허가 된 집이 많은데 이 곳 민박집도 꽤 큰집이었지만 현재는 방 하나만 쓰고 있는 것 같다. 베치키나 주방시설도 간단하게 설치되어 있고, 허름하기 그지없는 두개의 침대와 바닥에 깔린 이불까지 세사람이 이용할 수 있어 보인다. 문짝도 예전 스타일이며 화장실은 바깥에 있는데, 도무지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잠자리가 급한 나그네에게는 더 이상 편할 수 없는 특급호텔이다.

저녁식사는 인스턴트 식품을 사왔지만, 요리방법을 몰라 고민에 빠진다. 생존을 위해서는 먹어야 살고, 먹어야 달릴 수 있으니 생쌀을 씹어 먹는다. 별도의 샤워시설이 없어 세숫대야에 사가지고 간 물을 담아 고양이 세수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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