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Pyeonchang 8일차
- WOOK
- May 11
- 2 min read
출발지 : Runovka
도착지 : Kirovsky
주행거리 : 123.00km
주행시간 : 9:19:28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다시 길 위에 올랐다. 단잠을 자고 새벽 4시쯤 일어나 준비를 마친 뒤, 5시경 조용히 숙소를 빠져나왔다. 전날 밤 늦게 민박 주인 세 사람이 들어와 요리를 하며 술자리를 시작했는데, 나는 피부 상태도 좋지 않아 조금만 마셨다. 그러나 술기운이 오른 그들은 계속 말을 붙였고, 결국 먼저 자겠다고 말하고 방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 중 젊고 키 크고 통통한 한 사람이 직접 요리를 했는데, 돼지고기에 온갖 재료를 넣고 한국 라면인 신라면과 너구리까지 함께 넣어 한 시간 넘게 끓이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신기한 마음에 사진을 찍으려 하자 라면 상표만 남게 손가락으로 가리고 찍어달라고 해 조금 의아하기도 했다. 나에게 먼저 음식을 덜어주어 함께 먹기를 기다렸지만, 술이 들어가서인지 정작 식사할 생각은 없는 분위기였다. 결국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잠을 청했다.
출발 준비를 하던 새벽, 방바닥에서 자던 사람이 일어났다. 전날 호의를 베풀어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에 천 루블짜리 세 장을 소파 위에 올려두었는데, 그 사람은 옆에 자던 젊은이를 깨워 돈을 가리키며 의아하다는 듯 바라보다 다시 잠들었다. 나는 갈 길이 멀었기에 조용히 숙소를 빠져나와 길을 나섰다.
역시 새벽 공기는 상쾌했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달리다 보니 자연스레 속도도 올라갔다. 드넓은 초원을 지나 강을 만났고, 강가에 잠시 멈춰 동영상도 찍고 미리 준비해 간 간식도 먹으며 여유를 즐겼다.
5시간 동안 72km를 달린 뒤 뷔페식 식당에 들렀다. 든든하게 아침 식사를 하며 중간 일지도 쓰고 잠시 숨을 돌렸다. 지난 전국일주 때에는 하루 평균 134km씩 달렸는데, 이번에는 아직 근력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는지 쉽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옆을 쌩쌩 지나가는 대형 트럭들을 계속 신경 쓰다 보니 체력 소모도 컸다. 바로 곁을 스쳐 지나가는 화물트럭이 강한 바람을 일으킬 때면 빨려 들어갈 듯 아찔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등 뒤에서 밀어주는 뒷바람이 불었다. 마치 순풍에 돛을 단 듯 속도가 붙었고, 어느새 110km쯤 달려왔을 때 저 멀리 카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점심을 먹으며 숙소가 있는지 물어보니 20km 정도 더 가면 있다고 했다. 다시 힘을 내어 페달을 밟았다.
그리고 마침내 20km를 더 달려 카페에 도착했다. 오늘 밤 머물 공간이 있는지 묻자 6인실 숙소가 천 루블이라고 했다. 너무 반가워 뛸 듯 기뻤다. 자전거는 창고에 넣어두고, 아직 아무도 없는 빈 숙소에서 샤워도 하고 빨래도 하며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잠시 쉬다가 바깥으로 나가보니 테이블이 여럿 놓인 공간에서 처음 만났던 사장님과 그의 지인 두 명이 몇 시간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인사를 하며 브로치를 선물로 건넸더니 두 사람은 의사라고 자신들을 소개했고 영어도 매우 유창했다. 통역기를 사용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숙소에 대한 소감을 묻기에 엄지를 치켜세우며 “최고”라고 답해주었다.
저녁은 메뉴판 맨 위의 음식을 주문했다. 괜히 첫 번째 메뉴는 실패가 적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렴한 방값, 편안한 환경, 따뜻한 사람들까지. 긴 하루를 달려온 끝에 오늘도 행복하고 아름답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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