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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Pyeongchang 14일차

  • WOOK
  • May 17
  • 2 min read

출발 : Ulan-ude

도착 : Yugovo

주행거리 : 73.70km

주행시간 : 5:22:03

밤중에 두 사람이 계속 들락거리는 바람에 밤새 잠을 설쳤다.

새벽에 일어나 휴대폰을 충전하려는데 충전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Maps.me에서는 바이칼 검색도 되지 않는다.

순간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 먼 타국에서 휴대폰까지 먹통이 되면 정말 난감하다.

어제 통화했던 여성 교민에게서 여러 정보도 더 들을 겸, 숙소비도 2만 원 정도로 저렴하니 하루 더 쉬어가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가만히 누워 있으려니 몹시 무료하고, 답답하기만 했다. 휴대폰 충전 문제가 해결되어 결국 무작정 오전 8시 30분쯤 다시 출발했다.

날씨는 더없이 쾌적했다. 길도 평탄했고, 전날 자전거 점검을 꼼꼼히 받은 덕분인지 평균 속도도 눈에 띄게 올라갔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몸 상태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백내장 시술과 치과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출발 직전에 피부염이 생겨 걱정이 많았다.

그때 내가 주치의처럼 믿고 의지하는 이기윤님께 상담을 드렸고, 진부 연세내과에서 충분한 약을 처방받을 수 있었다. 뿐만아니라 비상약과 비타민, 응급치료제까지 세트처럼 챙겨주셨다.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자마자 피부염이 심하게 올라와 병원을 찾을 수도 없고 난감했는데, 이기윤님이 챙겨준 항생제와 소염제를 먹고 연고를 바르자 거짓말처럼 좋아졌다. 길 위에서 새삼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

오늘 라이딩의 첫 40km 구간은 강을 따라 이어졌다. 주변 풍경도 아름답고 거의 평지라 마치 공짜로 달리는 기분이었다. 이제는 도로 주변으로 농가들도 보이고, 소와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도 펼쳐진다.

그때 교각 위로 화물열차 하나가 긴 기적 소리를 울리며 지나간다. 백 량은 족히 넘어 보이는 긴 열차였다. 이후부터는 긴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졌다. 맞바람까지 강하게 불어와, 순간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야 하나 고민이 들 정도였다.

74km 지점쯤 되었을까. 길가에 숙소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지나치면 다음 숙소까지 얼마나 더 가야 할지 알 수 없다. 결국 두 눈 질끈 감고 오늘은 여기서 묵기로 결정했다.

오랜만의 단독방이다.

온전히 내 공간이다.

짐을 정리하고 잠시 쉬고 있는데 이상갑님에게 전화가 왔다. 바이칼을 들러 이르쿠츠크로 이동 중이라고 한다. 참 고마운 분들이다. 길 위에서는 누군가의 안부와 응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딸은 계속해서 구글 인증을 하라고 이야기하지만, 방법을 잘 모르겠다. 미안하고 답답한 마음뿐이다.

길게 한숨을 내쉰 뒤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고향 대관령에도 때늦은 눈이 내렸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나갔다.

그 사실만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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